이 장에서 다룰 내용
- Embedded Board의 기본 블록
- 전원부, 제어부, I/O부, 통신부 역할
- 보드 레벨 요구사항 정의
- 장비 내부에서 보드가 차지하는 위치
- Block Diagram 작성 방법
2.1 장비 시스템에서 Embedded Board의 위치
산업용 장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면 Embedded Board는 단순히 MCU가 실장된 작은 회로가 아니다. 장비의 전원, 센서, 액추에이터, 통신, 안전 입력, 상태 진단을 한곳에서 받아 장비가 의도한 순서대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제어 중심부다. PC나 상위 제어기는 작업 명령, UI, 데이터 저장, 알고리즘 판단을 담당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신호를 읽고 출력을 바꾸는 마지막 책임은 대부분 Embedded Board에 놓인다.
예를 들어 반도체 장비나 자동화 장비 안에는 PC, Motion Controller, I/O Board, Sensor Board, Motor Driver, Power Supply, Safety Unit이 함께 들어간다. 이때 Embedded Board는 상위 PC에서 받은 명령을 장비 내부 신호로 바꾸고, 센서와 인터락 상태를 읽어 동작 가능 여부를 판단하며, 밸브나 조명, 릴레이, 모터 드라이버 Enable 같은 출력을 제어한다. 즉 보드는 소프트웨어 명령과 실제 전기 신호 사이의 경계면에 위치한다.
EFEM 장비를 예로 들면 이 위치가 더 분명해진다. Loadport에서는 FOUP 감지 센서, Door Open/Close 상태, Clamp, Docking, Mapping Sensor, 각종 인터락 신호가 안정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Pre-Aligner에서는 Wafer 존재 감지, Chuck Vacuum, 회전축 원점, Notch 또는 Edge 검출 결과, 상위 EFEM Controller와의 통신이 서로 맞물린다. 이런 모듈에서 Embedded Board는 단순히 센서 값을 읽는 보드가 아니라, 장비 동작 조건을 판단하고 하위 구동부와 상위 제어기 사이의 상태를 정리하는 모듈 컨트롤러 역할을 한다.
Loadport나 Pre-Aligner에 들어가는 보드는 특히 외부 I/O와 통신 안정성이 중요하다. 장비 내부에는 모터, 진공 밸브, 센서 케이블, 안전 인터락 배선이 함께 지나가므로 노이즈와 GND 차이가 쉽게 발생한다. 따라서 Embedded Board는 RS-485, CAN, Ethernet 같은 통신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24V Digital Input, Solenoid Output, Sensor Power, E-Stop 또는 Door Interlock 입력을 장비 환경에 맞게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때 보드의 역할은 기능 수행뿐 아니라 장비가 안전하게 멈추고 다시 복구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이 위치 때문에 Embedded Board 설계에서는 "어떤 MCU를 쓸 것인가"보다 "이 보드가 장비에서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보드가 단순 I/O 확장 보드인지, 독립 제어가 가능한 컨트롤러인지, 상위 PC와 하위 모듈 사이의 Gateway인지, 안전 상태까지 관리하는 Main Controller인지에 따라 회로 구조와 펌웨어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장비 시스템 안에서 Embedded Board의 위치는 보통 다음 네 가지 관점으로 정리할 수 있다.
- 상위 제어 계층: PC, HMI, PLC, Main Controller처럼 작업 명령과 운전 조건을 내려주는 장치
- Embedded Board 계층: 명령을 해석하고 센서 입력, 출력 제어, 통신, 상태 진단을 수행하는 장치
- 하위 구동 계층: Motor Driver, Valve, Lamp, Solenoid, Sensor Module처럼 실제 물리 동작과 계측을 담당하는 장치
- 전원과 안전 계층: SMPS, Fuse, E-Stop, Door Interlock, Safety Relay처럼 장비 보호와 안전 상태를 담당하는 장치
좋은 구조에서는 Embedded Board가 모든 일을 떠안지 않는다. PC가 해야 할 화면 처리나 데이터 분석을 보드에 억지로 넣지 않고, 모션 제어기가 더 잘하는 정밀 궤적 제어를 MCU 타이머로 무리하게 구현하지 않는다. 반대로 센서 입력의 즉시 판단, 출력의 안전 상태 유지, 통신 Timeout 처리, 전원 기동 후 초기화 순서처럼 장비 안정성에 직접 연결되는 일은 상위 PC에만 맡기지 않는다.
특히 산업용 장비에서는 통신이 끊기거나 PC 프로그램이 멈췄을 때도 보드가 어떤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RS-485 통신이 일정 시간 이상 들어오지 않으면 출력 전체를 Off할 것인지, 현재 동작을 완료한 뒤 Stop 상태로 갈 것인지, Error Code를 남기고 상위 제어기 복구를 기다릴 것인지가 정의되어야 한다. 이 정책은 펌웨어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드가 장비 시스템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지에 대한 설계 결정이다.
Embedded Board의 위치를 정할 때는 신호 흐름도 함께 봐야 한다. 외부 센서에서 들어오는 신호는 보호회로와 필터를 지나 MCU 입력으로 들어오고, 펌웨어는 이 값을 상태 머신에서 해석한 뒤 출력 드라이버를 통해 부하를 제어한다. 동시에 상위 제어기와는 통신으로 명령과 상태를 주고받고, 전원부와 Reset 회로는 보드가 안정된 조건에서만 동작하도록 잡아준다. 따라서 보드 블록도에는 MCU만 크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원 입력, 보호회로, 통신 절연, I/O 드라이버, Debug 포트, 테스트 포인트까지 함께 보여야 한다.
실무에서는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이 보드는 상위 제어기의 명령 없이 독립적으로 안전 상태를 만들 수 있는가?
- 통신이 끊겼을 때 출력 상태는 어떻게 되는가?
- 센서 입력이 비정상일 때 보드는 Error만 보고하는가, 동작을 직접 멈추는가?
- 전원이 순간적으로 흔들렸을 때 Reset, 로그, 출력 상태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 생산 검사에서 이 보드가 장비 없이 단독으로 검사 가능한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로 설계를 시작하면 보드는 기능 단위로는 동작해도 장비 안에서는 책임 경계가 흐려진다. 그 결과 상위 PC, 펌웨어, 전장 배선, 기구 안전장치 사이에서 문제가 서로 떠넘겨지는 상황이 생긴다. Embedded Board의 위치를 먼저 정의한다는 것은 장비 전체에서 이 보드가 어떤 입력을 믿고, 어떤 출력을 책임지며, 어떤 오류를 스스로 처리할지 정하는 일이다.
실무 메모: Embedded Board의 위치는 회로도 첫 페이지의 블록도에서 결정된다. 블록도가 장비 책임 경계를 설명하지 못하면 회로도와 펌웨어가 아무리 자세해도 제품화 단계에서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2.2 기본 블록도 작성
Embedded Board 설계는 회로도부터 그리는 것이 아니라 블록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블록도는 부품 배치도가 아니라 장비 안에서 전원, 신호, 통신, 제어 책임이 어떻게 흐르는지 보여주는 설계 지도다. 블록도가 잘 작성되어 있으면 회로 설계자, 펌웨어 개발자, 전장 설계자, 기구 설계자, 장비 제어 개발자가 같은 구조를 보고 이야기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그려야 하는 것은 보드의 경계다. 보드 안에 들어오는 신호와 보드 밖으로 나가는 신호를 나누고, 어떤 신호가 외부 장비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지 표시한다. Loadport 제어보드라면 24V 입력, FOUP 감지 센서, Door 상태 입력, Clamp/Docking 출력, 상위 EFEM Controller 통신, Debug 포트가 기본 경계가 된다. Pre-Aligner 보드라면 Wafer 감지 센서, Chuck Vacuum 입력, 회전축 원점 센서, Motor Driver Enable, Edge Sensor 또는 Notch Sensor 입력, 상위 통신이 주요 경계가 된다.
블록도에는 최소한 다음 항목이 포함되어야 한다.
- 전원 입력과 내부 전원 Rail
- MCU 또는 MPU
- Reset, Clock, Boot 관련 회로
- Digital Input과 Digital Output
- Analog Input 또는 센서 인터페이스
- RS-485, CAN, Ethernet, USB 같은 통신 인터페이스
- 외부 커넥터와 내부 커넥터
- Debug, Download, Test Point
- 보호회로와 절연 경계
블록도 작성에서 중요한 점은 MCU를 중심에 크게 그리는 것이 아니다. 실제 장비에서는 전원 입력과 외부 커넥터가 문제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24V, 센서 신호, 통신 케이블, 인터락 신호가 어떤 보호회로를 거쳐 제어부로 들어오는지 흐름을 보여야 한다. 출력도 마찬가지다. MCU GPIO에서 바로 부하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Driver, 보호소자, 커넥터, 케이블을 거쳐 실제 부하로 나간다는 점을 표시해야 한다.
블록도는 상세 회로도가 아니므로 저항값이나 IC의 모든 핀을 표시할 필요는 없다. 대신 책임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RS-485 통신 블록에는 Transceiver, 절연 여부, Termination, Bias, Shield 처리 방향을 간략히 표시한다. Digital Input 블록에는 24V 입력, 보호회로, 필터, 절연 또는 Level Shift를 표시한다. 이렇게 그려두면 이후 회로도 작성 시 어떤 보호와 변환이 필요한지 빠뜨릴 가능성이 줄어든다.
실무에서 자주 쓰는 블록도 작성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장비 전체에서 보드가 연결되는 대상부터 적는다.
- 외부 커넥터를 기준으로 입력, 출력, 통신, 전원을 분류한다.
- 각 신호가 보호회로, 변환회로, 제어부 중 어디를 거치는지 연결한다.
- MCU, Memory, Clock, Reset, Boot 회로를 제어부로 묶는다.
- Debug 포트, Test Point, 생산 검사 포트를 별도로 표시한다.
- 절연이 필요한 경계와 GND가 나뉘는 경계를 표시한다.
실무 메모: 블록도는 회의용 그림이 아니라 설계 누락을 막는 체크리스트다. 블록도에 없는 신호는 회로도와 펌웨어에서도 빠질 가능성이 높다.
2.3 전원부, 제어부, I/O부, 통신부 분리
Embedded Board를 설계할 때는 기능을 전원부, 제어부, I/O부, 통신부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실제 회로도 페이지도 이 구분에 맞춰 나누면 검토가 쉬워지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 범위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
전원부는 보드가 안정적으로 동작하기 위한 기반이다. 산업용 장비에서는 24V 입력을 받는 경우가 많고, 내부에서는 12V, 5V, 3.3V, 1.8V 같은 여러 전원이 필요할 수 있다. 전원부에는 Fuse, 역전압 보호, Surge 보호, DC/DC, LDO, Power Good, Enable, Reset 연동 회로가 포함된다. Loadport나 Pre-Aligner처럼 모터와 센서가 함께 있는 장비에서는 입력 전원 변동과 구동부 노이즈가 제어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전원 분리와 필터링을 고려해야 한다.
제어부는 MCU, MPU, Memory, Clock, Reset, Boot Mode, Debug 포트를 포함한다. 이 영역은 보드의 판단과 상태 관리를 담당한다. 전원부가 불안정하면 제어부는 부팅 실패, 통신 오류, 이상 Reset으로 문제를 드러낸다. 따라서 제어부 설계에서는 MCU 주변 회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전원 안정화 이후 Reset이 해제되는지, Boot Mode 핀이 의도한 상태로 잡히는지, Debug 포트가 생산과 개발 양쪽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함께 봐야 한다.
I/O부는 장비와 직접 만나는 영역이다. 센서 입력, 인터락 입력, 버튼, Limit Sensor, Vacuum Sensor, Solenoid, Relay, Lamp, Motor Driver Enable 같은 신호가 여기에 속한다. 이 영역은 외부 배선과 연결되므로 보호회로, 필터, Pull-up/Pull-down, 절연, Fail-safe 출력 상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안전 관련 입력은 펌웨어에서 읽기만 하는 구조가 아니라 하드웨어적으로도 위험 출력이 켜지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통신부는 상위 제어기나 다른 모듈과 상태를 주고받는 영역이다. RS-485, CAN, Ethernet, USB, UART Debug Console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통신부는 프로토콜만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 계층 신뢰성 문제다. 케이블 길이, Shield, Chassis GND, 절연, Termination, ESD 보호, Connector Pinout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EFEM 내부 모듈에서는 상위 Controller와의 통신이 끊겼을 때 보드가 어떻게 동작할지까지 통신부 설계 범위에 포함된다.
이 네 영역을 분리하면 설계 검토 질문도 명확해진다.
- 전원부: 입력 전원 변동, 역전압, 과전류, 발열, Power Sequence를 견디는가?
- 제어부: Reset, Boot, Clock, Debug, 펌웨어 업데이트 조건이 안정적인가?
- I/O부: 외부 배선 오류, 노이즈, ESD, 부하 고장을 견디는가?
- 통신부: 장거리 배선, GND 차이, 통신 끊김, 재연결 상황을 처리하는가?
회로도에서도 이 구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한 페이지에 MCU와 전원과 RS-485와 Solenoid Driver가 뒤섞이면 설계자는 연결을 따라갈 수는 있어도 장비 책임을 검토하기 어렵다. 페이지를 전원부, 제어부, I/O부, 통신부로 나누고 각 페이지 첫 부분에 해당 블록의 역할을 짧게 적어두면 나중에 Rev 변경이나 고객 설명에도 도움이 된다.
2.4 외부 커넥터와 내부 커넥터 구분
커넥터는 보드와 장비가 만나는 물리적 경계다. 회로도에서 커넥터는 단순한 핀 배열처럼 보이지만 실제 장비에서는 배선 실수, 접촉 불량, 케이블 노이즈, ESD, 유지보수 작업이 모두 커넥터를 통해 들어온다. 따라서 Embedded Board 설계에서는 외부 커넥터와 내부 커넥터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외부 커넥터는 장비 외부 또는 모듈 외부 배선과 직접 연결되는 커넥터다. 24V 전원 입력, 센서 케이블, Solenoid 출력, RS-485 통신, E-Stop, Door Interlock, 고객 장비와 연결되는 I/O가 여기에 속한다. 외부 커넥터의 신호는 보호회로를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 TVS, Series Resistor, RC Filter, Fuse, Reverse Protection, Common Mode Choke, 절연 회로가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
내부 커넥터는 같은 장비 내부의 보드 간 연결이나 보드 위 모듈 연결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MCU 보드와 I/O 확장 보드 사이의 Board-to-Board 커넥터, Display 모듈 연결, 내부 Debug 케이블, 생산 검사 Jig 연결이 여기에 속한다. 내부 커넥터라고 해서 보호가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 커넥터보다 환경 스트레스가 작고, 배선 길이와 사용 조건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
Loadport 보드를 예로 들면 FOUP 감지 센서, Door Sensor, Clamp Sensor, Mapping Sensor, 외부 EFEM 통신은 외부 커넥터로 분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반면 보드 내부의 LED 표시 모듈, Debug UART, 생산 Jig 연결, 보드 간 짧은 Harness는 내부 커넥터로 볼 수 있다. Pre-Aligner에서는 Wafer Sensor, Vacuum Sensor, Motor Driver 연결, 상위 Controller 통신은 외부 커넥터로 보고, Encoder 보드나 내부 표시 보드 연결은 내부 커넥터로 나눌 수 있다.
외부 커넥터를 설계할 때는 핀맵 순서도 중요하다. 전원과 GND를 충분히 확보하고, 고전압 또는 큰 전류 신호와 민감한 아날로그 신호를 붙여 놓지 않는 것이 좋다. 차동 통신 신호는 Pair가 유지되도록 배치하고, Shield나 Chassis 연결 핀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정해야 한다. 오삽입 가능성이 있는 커넥터라면 Key 구조, 핀 간격, 하우징 방향, 라벨, 실크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커넥터 설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수는 다음과 같다.
- 외부 입력인데 MCU 핀으로 거의 직접 연결함
- 24V 출력과 약한 센서 입력을 같은 커넥터에서 붙여 배치함
- GND 핀이 부족해 케이블 기준 전위가 흔들림
- 통신 Shield 처리 정책이 회로도에 없음
- 생산 검사에 필요한 신호가 커넥터나 테스트 포인트로 나오지 않음
- 유지보수 시 커넥터 방향과 이름을 현장에서 식별하기 어려움
실무 메모: 외부 커넥터는 회로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고객과 현장 작업자가 만지는 인터페이스다. 전기적 안정성뿐 아니라 오배선, 라벨, 작업성까지 설계 대상이다.
2.5 요구사항에서 회로 구조로 내려가는 방법
Embedded Board 설계에서 가장 위험한 출발점은 "대충 이런 기능이 필요하다"는 말만 듣고 바로 회로도를 그리는 것이다. 좋은 설계는 요구사항을 전원, 입력, 출력, 통신, 제어, 진단, 생산 검사 항목으로 분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Loadport용 제어보드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았다고 하자. 이 문장만으로는 회로를 설계할 수 없다. 먼저 어떤 센서를 읽어야 하는지, 몇 개의 Solenoid를 구동해야 하는지, 상위 EFEM Controller와 어떤 방식으로 통신하는지, 전원은 24V인지, 안전 입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 펌웨어 업데이트가 현장에서 필요한지, 생산 검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요구사항은 다음 순서로 회로 구조로 내려가는 것이 좋다.
- 장비 기능을 동작 단위로 나눈다.
- 각 동작에 필요한 입력 신호와 출력 신호를 적는다.
- 각 신호의 전압, 전류, 속도, 케이블 길이, 노이즈 환경을 정리한다.
- 통신 대상과 프로토콜, Timeout 정책을 정한다.
- 전원 입력 조건과 내부 전원 Rail을 정한다.
- 안전 상태와 Error 상태에서 출력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정한다.
- 생산 검사와 Debug에 필요한 포트를 정한다.
- 위 내용을 블록도로 옮긴 뒤 회로도 페이지 구조를 만든다.
이 과정을 거치면 요구사항은 자연스럽게 회로 블록으로 바뀐다. 24V 센서 입력이 필요하면 Digital Input 보호회로와 Level Shift가 필요하다. Solenoid 출력이 필요하면 Driver, Flyback 보호, 출력 전류 계산이 필요하다. RS-485 통신이 필요하면 Transceiver, 절연 여부, Termination, Bias, ESD 보호가 필요하다. 현장 업데이트가 필요하면 Bootloader, 통신 포트, Flash 여유, 복구 모드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기능 요구사항과 환경 요구사항을 분리하지 않는 것이다. "센서 입력 8점"이라는 요구는 단순히 GPIO 8개를 의미하지 않는다. 센서 종류가 NPN인지 PNP인지, 12V인지 24V인지, 케이블 길이가 얼마인지, 입력 응답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채터링이나 노이즈가 있는지에 따라 회로가 달라진다. "통신 1채널"도 UART인지 RS-485인지 Ethernet인지, 절연이 필요한지, 장비 내부 통신인지 고객 장비와 연결되는 통신인지에 따라 구조가 달라진다.
요구사항을 회로 구조로 내릴 때는 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분류 | 요구사항 | 회로 블록 | 확인할 항목 |
|---|---|---|---|
| 전원 | 24V 입력 | 입력 보호, DC/DC | 전압 범위, 역전압, Fuse, 발열 |
| 입력 | 24V 센서 8점 | Digital Input | NPN/PNP, 필터, 절연, 응답 시간 |
| 출력 | Solenoid 4점 | Low-side Driver | 전류, Flyback, 고장 상태 |
| 통신 | EFEM Controller 연결 | RS-485 또는 Ethernet | 절연, Termination, Timeout |
| 제어 | 모듈 상태 관리 | MCU, Firmware FSM | 상태 전이, Error 처리 |
| 검사 | 생산 Jig 연결 | Test Point, Test Mode | 자동 검사 항목, 로그 |
이 표는 회로 설계 전 검토 문서이자 회로도 작성 후 체크리스트가 된다. 설계가 진행되면서 요구사항이 바뀌면 표를 먼저 수정하고 블록도와 회로도를 따라 수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2.6 보드 사양서 작성 예
보드 사양서는 회로 설계자만 보는 문서가 아니다. 펌웨어 개발자, 전장 설계자, 기구 설계자, 생산 담당자, 품질 담당자, 고객 대응 담당자가 같은 기준으로 보드를 이해하기 위한 기준 문서다. 사양서가 없으면 설계 의도가 회로도와 소스코드 안에 흩어지고, Rev 변경 때마다 같은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보드 사양서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Rev1 개발 전에는 1차 사양서로 시작하고, 설계 검토와 검증 과정에서 내용을 갱신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사양서가 실제 회로와 펌웨어를 따라가야 한다는 점이다. 회로도는 바뀌었는데 사양서가 바뀌지 않으면 사양서는 빠르게 신뢰를 잃는다.
기본적인 보드 사양서에는 다음 항목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 보드명, Rev, 작성일, 작성자
- 적용 장비와 모듈 위치
- 보드의 역할과 책임 범위
- 전원 입력 사양과 내부 전원 Rail
- MCU/MPU/주요 IC 목록
- 입력 신호 목록
- 출력 신호 목록
- 통신 인터페이스
- 커넥터 목록과 핀맵
- Reset, Boot, Firmware Update 방식
- Error 상태와 안전 출력 정책
- Debug 포트와 생산 검사 방법
- 환경 조건과 보호회로 기준
- Rev 변경 이력
예를 들어 EFEM Loadport 제어보드의 1차 사양서는 다음과 같이 시작할 수 있다.
| 항목 | 내용 |
|---|---|
| 보드명 | EFEM Loadport Control Board |
| 적용 모듈 | Loadport Door, Clamp, Docking, Mapping Sensor 제어 |
| 입력 전원 | DC 24V |
| 내부 전원 | 5V, 3.3V |
| 제어부 | STM32 계열 MCU |
| 입력 | FOUP 감지, Door Open/Close, Clamp 상태, Docking 상태, Interlock |
| 출력 | Clamp Solenoid, Door Motor Enable, Lamp, Buzzer |
| 통신 | RS-485 또는 Ethernet, 상위 EFEM Controller 연결 |
| Debug | SWD, UART Console |
| 안전 정책 | 통신 Timeout 또는 Interlock Open 시 구동 출력 Off |
| 생산 검사 | Jig 연결 후 입력 Loopback, 출력 구동, 통신 검사, 펌웨어 버전 확인 |
Pre-Aligner 보드라면 사양서의 중심이 조금 달라진다.
| 항목 | 내용 |
|---|---|
| 보드명 | EFEM Pre-Aligner Control Board |
| 적용 모듈 | Wafer 회전, Vacuum, Edge/Notch 검출 인터페이스 |
| 입력 전원 | DC 24V |
| 내부 전원 | 12V, 5V, 3.3V |
| 제어부 | MCU 또는 MCU+FPGA 구조 |
| 입력 | Wafer 감지, Chuck Vacuum, Home Sensor, Edge Sensor 결과 |
| 출력 | Motor Driver Enable, Vacuum Valve, Illumination Control |
| 통신 | 상위 EFEM Controller, Motion Controller 또는 Sensor Module 연결 |
| Debug | SWD/JTAG, UART Log, 측정용 Test Point |
| 안전 정책 | Vacuum 이상 또는 Wafer 미감지 시 회전 동작 금지 |
| 생산 검사 | Sensor 입력, Vacuum 입력, Motor Enable, 통신, 로그 저장 검사 |
사양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 상태와 Error 상태를 문장으로 명확히 적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신이 끊기면 Error 상태로 전환한다"는 표현은 부족하다. "상위 Controller로부터 500ms 이상 명령 또는 Heartbeat가 수신되지 않으면 Solenoid 출력과 Motor Enable을 Off하고, Error Code 0x23을 저장하며, 통신 복구 후 Reset 명령을 받을 때까지 Ready 상태로 복귀하지 않는다"처럼 동작 조건과 출력 상태가 분명해야 한다.
보드 사양서는 회로 설계 전에는 목표 문서이고, 회로 설계 후에는 검토 문서이며, 생산 단계에서는 검사 기준 문서가 된다. 따라서 사양서의 품질이 보드 개발의 품질을 상당히 좌우한다. 특히 장비용 Embedded Board에서는 사양서에 없는 기능이 현장에서 임의로 추가되는 순간 유지보수 리스크가 커진다.
2장 실무 체크리스트
- 블록도에 전원, 입력, 출력, 통신, Debug, Test Point가 모두 포함되었는가?
- 전원부, 제어부, I/O부, 통신부가 회로도와 문서에서 분리되어 있는가?
- 외부 커넥터와 내부 커넥터를 구분하고 보호회로 기준을 다르게 적용했는가?
- 요구사항을 회로 블록으로 변환하는 표를 작성했는가?
- Loadport, Pre-Aligner처럼 실제 적용 모듈 기준으로 보드 책임 범위를 정의했는가?
- 통신 끊김, 센서 이상, 전원 흔들림, 인터락 Open 상태에서 출력 정책이 명확한가?
- 보드 사양서가 회로, 펌웨어, 생산 검사의 공통 기준 문서로 작성되었는가?